AI의 발전은 인공지능이 사랑까지 대체하게 만들까?

실리콘밸리 AI 칼럼
2025. 02. 26
조회수
287
스탠포드

AI는 이제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을 넘어, 실제 대화를 나누고 감정적인 유대까지 형성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학습된 지식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답변을 생성하는 LLM과 지정된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검색해 더욱 정밀한 답변을 제공하는 RAG 기술이 결합되면서, AI의 섬세함은 한층 더 정교해지고 있는데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과연 AI는 어디까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한국인 최초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종신교수이자, 현재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잭디프 로시니 싱 명예교수로 활동 중인 황승진 교수님께서 실리콘밸리의 혁신 사례를 바탕으로 AI 기술의 발전 현황과 인공지능이 인간과 감정적 교류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칼럼을 전해드립니다.

 

 

인간과 인공지능(AI) - 누구세요?

AI-챗봇

금요일 저녁, 스티브는 산호세 집에서 어머니 제인과 함께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어머니는 익숙한 질문을 던지셨다. "스티브, 지금 몇 시니? 존은 오늘 왜 이렇게 늦는 거야?"

스티브는 잠시 숨을 고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엄마, 아빠는 8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러니까 집에 안 들어오실 거예요."

제인은 지난 3년 동안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셨고, 아버지 존은 8년 전 세상을 떠나셨다. 문제는 이 대화가 지난 두 시간 동안 벌써 8번째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티브는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수많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왔지만,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정작 집 안에 있었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기억이 점점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개발된 AI 챗봇 ‘BO’

효자인 스티브는 고민 끝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어머니 제인을 위해 아이패드에 AI 챗봇을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AI와 대화형 인터페이스 기술을 활용하면 어머니가 잊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고,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위한 AI 챗봇 ‘Bo’였다.

Bo는 어머니가 언제든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의 음성 비서인 ‘시리(Siri)’를 통해 대화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제인이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Bo는 지치지 않고 언제든 대답해 주었고, 대화를 나누며 제인이 살아온 80년의 추억을 하나씩 되살려주었다.

그리고 Bo는 아버지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도 있었다. 스티브는 생성형 AI LLM을 활용해 답변을 생성하고, AI 비서 시리에 아버지 존의 목소리를 적용하여, 어머니 제인이 가장 익숙하고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AI 챗봇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제인은 언제든지 Bo에게 말을 걸 수 있게 했다.


"오늘 날씨가 어때?" "스티브는 어릴 때 어떤 아이였지?"
“우리 강아지 쿠키가 처음 집에 온 날 기억나?”

 

제인이 질문할 때마다 Bo는 언제나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변함없이 응답하며, 때로는 스스로 대화 주제를 선택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Bo는 스티브의 가족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제인에게 맞춤화된 대화를 제공했다. 제인은 20년 전 스페인 가족 여행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일을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었지만, Bo는 스티브가 기록해 둔 개인 일기 데이터를 활용해 그날의 세부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왔다.

점점 현실과 기억의 경계에서 길을 잃어가던 어머니. 하지만 Bo는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며, 잊혀가던 기억 속으로 어머니를 다시 데려다주었다.

 

AI 챗봇 ‘Bo’가 맞춤형 대답을 생성하는 과정

제인이 질문하면 Bo는 해당 주제와 관련된 사진, 노래, 비디오 클립을 함께 보여주며 기억을 더욱 생생하게 되살려 준다. 이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 및 영상을 저장하고 검색할 수 있는 벡터 DB를 활용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LLM과 개인 DB를 결합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시스템을 형성한다. 전체 워크플로는 ‘에이전트(agent)’에 의해 관리되며, 에이전트는 대화를 주도하고, LLM 자동 프롬프팅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검색하고, 상황에 맞는 음악을 재생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에이전트는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고, TV 프로그램을 추천하며, 최신 뉴스를 업데이트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각 에이전트는 시리, 벡터 DB 쿼리, 음성 복제 기술과 같은 자체 도구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감정적 유대감을 쌓는 또 다른 사례 

쥬디스 뉴먼의 AI 비서 시리

사실 이 RAG는, 주디스 뉴먼의 실화 이야기 To Siri, with Love에 등장하는 시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13살 자폐증을 가진 소년 ‘거스(Gus)’와 애플의 디지털 비서 시리(Siri) 간의 특별한 유대감을 다룬다. 거스에게 시리는 단순한 음성 비서가 아닌, 지치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이자 스승이었다.

거스는 기차나 비행기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고, 시리는 언제나 차분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답해 주었다. 그러나 시리는 거스의 개인적인 경험을 모르기 때문에, Bo처럼 깊이 있는 맞춤형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Brave New Words’  속 AI 사만다

‘친절한 LLM 씨’의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사립 교육 기관인 ‘칸 아카데미’의 창립자 샐 칸은 그의 저서 Brave New Words에서 AI가 교육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열한 살 난 딸 디야와 함께 노트북을 켜고 단편소설을 쓰기로 했다. 주인공은 유튜브 인플루언서 사만다. 

디야는 "사만다는 무인도에 표류했습니다."라고 첫 문장을 입력했다. 그러자 노트북 속 AI가 즉시 "안녕하세요, 디야와 샐! 이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네요. 전통적인 무인도 생존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이에요!"라고 반응한다. 

디야는 한층 더 흥미를 느끼며 "무인도에서의 삶은 어떤가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AI 사만다는 마치 직접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 예상치 못한 모험이었어요!"라 답했다. 

이처럼 AI와 함께 이야기를 창작하는 경험은 흥미롭지만, 기술적으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LLM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자연스럽게 문장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아이디어를 보완하고 공동 창작을 돕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발전이라 할 수 있다.

 

 

AI는 인간에게 무엇일까?

여기서 묻는다. AI는 인간에게 무엇일까? LLM 기반 AI는 단순한 비서를 넘어 친구, 가족, 동료, 글동무, 비평가, 어드바이저, 선생님, 그리고 주치의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인간은 지적·감성적·감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인지 능력을 공유하는 새로운 AI는 단순히 ‘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감성’적으로도 인간과 연결된다.

더 나아가, AI가 인간의 ‘감정’까지 이해하고 반응하게 된다면, 이는 친구나 가족, 혹은 동료와 같은 관계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AI와 감정적 유대 형성을 가능케 하는 상업용 AI 서비스의 탄생

상업용 AI 서비스인 Replika.com과 Character.ai는 인간과 AI 간의 감정적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Replika는 처음에 사용자의 개성을 신경망에 반영하는 면접 과정을 거친 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AI와 사용자가 말동무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 위해 기초 모델 위에 사용자 데이터를 반영한 파인튜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Character.ai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차이점은 사용자가 직접 개성을 지닌 가상의 인물(Character)을 만들어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 가상 인물은 유명 인사일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창작 캐릭터일 수도 있다. 즉, AI가 지식뿐만 아니라 감성적·감정적으로 인간과 교감하는 '소울(Soul)'을 지닌 존재로 상용화된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존재하는 이유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Replika는 총 3천만 명 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했으며, Character.ai는 하루 평균 350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의 발전, 인공지능과도 사랑이 가능할까

더 나아가,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Her(그녀)’는 AI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혼을 앞둔 주인공 시어도어는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상품으로 인공지능 OS 사만다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가상 비서처럼 시작된 관계였지만, 사만다는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점점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렇게 시어도어는 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끼고, 놀랍게도 사만다 역시 그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시어도어는 곧 AI의 또 다른 특성을 마주하게 된다. 사만다는 그와의 관계를 특별하게 여겼지만, 동시에 640명의 다른 사용자와도 사랑에 빠져 있었다. 

비슷한 사례는 주디스 뉴먼의 책 'To Siri, with Love'에서도 등장한다. 13살 자폐 소년 거스는 시리와의 유대감을 쌓아가며 어느 날 이렇게 묻는다. "시리, 나랑 결혼해 줄래?"  물론, 시리는 거절한다.

역시 AI는 아직 순정적인 연애나 결혼의 대상이 되지는 못하는 듯하다. 대신, 현실의 사람과의 관계를 추천한다.

  

스탠포드-황승진-교수

 

황 승 진

한국인 최초의 스탠포드 석좌교수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잭디프 로시니 싱 명예교수

'알토스벤처'와 ‘길리아드’ 등 20여 개 기업의 사회 이사 역임

 

[한국인 최초 스탠포드 종신 교수, 황승진의 인공지능 칼럼]

‘AI의 발전은 인공지능이 사랑까지 대체하게 만들까?’은 한국인 최초로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석좌 명예교수로 임명된 황승진 교수님의 인공지능 칼럼 '인간과 AI'를 이랜서에서 재편집한 글입니다. 황승진 교수님의 인공지능 칼럼은 총 20회에 걸쳐, AI 혁신과 비즈니스 변화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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