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프리랜서 39만명 보유 이랜서···창립 22년 맞아 새 도약

컴투스 매각 이유요?···이영일 설립자 유튜브 'T1530'서 공개

ZDNet Korea

2022-06-29 조회수 : 289

국내 모바일 게임 원조인 컴투스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매각, 모바일 게임 전설로 통하는 이영일 해긴 대표가 'T1530'이라는 유튜브에 나와 컴투스를 매각한 사연을 밝혀 관심을 모은다.

이 대표는 1996년 아내인 박지영 대표와 컴투스를 창업하고 10여년 운영하다 2013년 돌연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제주도에서 4년간 '힐링' 후 2017년 해긴을 설립, 다시 모바일 게임업계로 돌아왔다. '해긴'은 해가 길다는 순우리말이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가 설립한 컴투스는 스마트폰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각광받던 2011년부터 '홈런배틀'과 '타이니팜', '골프스타' 등 글로벌 히트작을 꾸준히 출시하며 매년 1.5배에서 2배 이상 매출 증가를 이뤘다. 그런데 초대형 히트작으로 예상되던 '서머너즈워' 론칭을 목전에 앞두고 갑자기 컴투스를 게임빌에게 700억 원 규모에 매각, 많은 궁금증을 낳게 했다.

이번 'T1530'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컴투스 매각 이유를 상세히 공개했다. 또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자질도 밝혔다. 'T1530'은 국내 최대 IT프리랜서를 보유한 이랜서(대표 박우진)가 운영하는 IT 관련 사람과 트렌드 전문 유튜브다. 'T1530'은 오후 3시 30분을 뜻한다. 개발자들이 이 시간에 차 한잔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었다. 그동안 이랜서는 여러 유명 개발자들을 인터뷰, T1530에 공개했다. 이영일 대표 인터뷰도 8일 오후 3시30분 선보였다. 아래는 이랜서가 지디넷에 보내온 'T1530'에 나온 이영일 대표와의 Q&A 내용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A: 컴투스를 20여년간 운영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었어요. 아이들과 제주도에서 힐링의 시간을 갖으니 회복이 빨랐나봅니다.(웃음) 2017년에는 해긴을 설립하고 이제 4년차 접어들고 있습니다.

Q: 해긴은 어떤 회사인가요?

A: 컴투스는 'Come to Us'를 줄인 말입니다. 순 영어죠. 이번에는 순 우리말을 쓰고 싶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다 보니 항상 끝에 “왕자님과 공주님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가 “Happy Ever After”더라고요. HEA.. 이것과 비슷한거 없나? 찾다보니 '해가 길다'라는 뜻의 '해긴'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거에요. 옛날에는 불이 없었잖아요. 해가 길어야 행복한 거죠.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 뜻이 너무 좋은거에요. 저도 마찬가지고 조직원들의 가족들이나 우리 사용자들이, 해긴의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긴'이라는 회사명을 짓게 되었습니다.

Q: 잘나가던 컴투스를 매각한 배경이 궁급합니다.

A: 크게 3가지인 것 같아요. 첫째는 아이들 때문인데요. 저희가 회사를 운영하느라 아이를 굉장히 늦게 갖었어요. 첫째가 2007년생, 둘째가 2009년생이니까요. 그런데 2010년에 아이폰이라는게 등장하면서 모든걸 바꿔놓기 시작한거에요. 모바일 게임 업계에 큰 변화가 시작되면서 엄청나게 바빠졌어요. 게임사 건물들이 다 그 지역의 등대였고, 둘다 퇴근이 (새벽) 2시, 3시 이랬었어요. 어쩌다가 일찍 퇴근을 해서 아이들이랑 같이 자고 싶은데 어느정도 지나니까 아이들이 저희랑 자기 싫어하더라고요. 집안일을 도와주시던 아주머니랑 자고 싶어하더라고요. 이게 2013년이었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 50%, 일에 지친 것 30%, 낮은 지분률에 따른 피로감, 이 세가지 이유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Q: 컴투스 지분률이 낮았다고요?

A: 사실 저희 지분이 23%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무엇을 할때마다 77%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너무 힘든거에요. 좋은 분들이 대부분이긴한데 그렇지 않은 몇 분만 있어도 굉장히 피곤해지거든요. 특히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고 싶은데, 이 부분이 제일 힘들었네요. 어떤 외국계 보험사, 저는 미운A회사라고 하는데, 이정도는 밝혀도 될것같아요(웃음).  이 회사가 상장한 저희 지분을 많이 사모으는 거예요. 4~5%정도? 그렇게 사모으더니 컴투스 대표인 저를 오라고 하는거에요. 당시 CFO님도 “이 정도면 상당한 주요 주주다”라고 일러주기도 해 만나보았는데, 만나보니 훈계를 하더라고요. 자기들이 이제부터 장기투자와 경영에 대해 조언해주겠다면서. 뭐 잘보여라 이거죠. 그런데 6개월 후에 팔더라고요? 아, 이런 경험도 하고 나니 아주 그냥 피곤하더라고요. 때마침 2013년 추석때 게임빌 송병준 사장님하고 미팅할 일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피곤하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어떻게 잘 캐치하시고는 인수합병 제안을 주셔서 받아들이게 된 거죠. 안그래도 오랜 경영에 심신이 지쳐있었는데, 이런것들이 결합돼 회사를 매각하게 됐어요.

Q: 다시 게임 업계로 돌아온 이유가 궁긍합니다

A: 혼자 자유를 느끼는 것도 행복했지만, 함께 어우러져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성과를 내는 팀워크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돌아왔다고 봐야죠. 예전에는 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 지금은 한결 여유로워졌어요. 나쁜 것은 덜 받아들이고 좋은 것은 더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된 것 같아요. 마음의 큰 변화죠. 그래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컴투스 창업자'란 타이틀이 창업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가 컴투스 창업자가 아니었다면 해긴이라는 창업을 하는데 이렇게 쉽지는 않았을거에요. 사실 처음에는 회사 이사님과 둘이서 서초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시작했어요. 일부러 불러들인건 아닌데, 현재 함께하는 많은 분들이 옛날 컴투스에서 같이 일했던 분들이긴 합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컴투스를 나오신 분들도 많더라고요. '플레이 투게더' PD님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컴투스 매각하자마자 사표 쓰고 나오셨던 분이고요. 시작할 때 연락해서 “다시 일하려고 한다”했더니 “어, 같이 할게요!”하고 바로 합류해주셨어요. 이런 덕을 많이 받은거죠. 컴투스는 시집간 딸? 분가는 했지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투자도 여기저기 알리고 한 건 아니고, 이렇게 알음알음 금새 다 채워졌어요. 처음에 100억을 목표로 하고 “해긴을 제가 하겠습니다” 했더니, 컴투스의 미국 투자자로 스톰 벤처스란 회사가 있는데 그분이 한국계 미국인이세요. 남태희 변호사님인데, "언제고 다시 할줄알았다"면서 바로 절반을 투자해주시더라고요.

Q: 해긴의 첫 출시작 '홈런클래시'가 대박 성공했는데, 어떻게 하게되었나요?

A: 컴투스에서도 히트였던 '홈런배틀' 게임 개발의 진두지휘를 제가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3~4년 지났을 때 시즌 2를 만들고 싶었는데 아무도 안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당시 컴투스 PD들이 저는 MMORPG만들거예요. 저는 이런거저런거 만들거예요. 다들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못 만들고 있었죠.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 게임은 사이클이 있어요. 소셜게임이 굉장히 인기있을때가 있고 FPS 엄청 인기 있다가 전략게임이 인기있다가 계속 돌고 돕니다. 패션 돌듯이 돌아요. 왜냐하면 사람은 또 하던 거 계속하면 재미없거든요. FPS 이제 요즘 약간 재미없어지려고 하고 있잖아요. 10년이 지났으니까 이제 좀 만들어보자 하고 저희 야구팀을 살살 꼬셨죠. 그래서 이렇게 만들게 되었어요. 회사 초기에는 계속 개발만 하고 있으니, 대부분 다 마이너스잖아요. '홈런클래시가' 그렇게 딱 성공해서 회사의 지출을 다 커버해주고 그 기간을 굉장히 잘 메꿔준 게임이 되었네요.

Q: 스타트업 대표가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요?

A: 저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필수 자질 첫 번째는 자본이죠. 일단 돈이 있어야 무엇인가를 할거 아니겠어요. 뭘 하더라도 돈이 있어야 되니까. 대표이사의 필수 자질 두 번째는 방향성이라고 봐요. 이 산을 열심히 갔더니 이 산이 아니네. 저 산을 열심히 갔더니 저 산이 아니네 이러면 큰일나잖아요. 대부분 잘 안되는 회사는 대표가 방향성을 잘 못 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필수자질 세번째, 공정함입니다. 사람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합당한 권리를 가질 수 있고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는 것이 공정이라 생각해요. 그러면 회사에서의 합당한 처우와 합당한 대우는 무엇인가? 구성원이 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그 노력에 걸맞은 보상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저의 경영 철학입니다. 예전 컴투스때 이런 경험이 있어요. A와 B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연봉협상을 잘 하고 자리로 보냈어요. 그런데 B가 다시 찾아왔어요. 자기가 결혼한지도 얼마 안 됐고, 애들도 있다면서 힘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순간 마음이 약해져서 연봉 인상을 좀 해줬어요. 그날 저녁에 제가 어마어마하게 반성을 했습니다. 이건 공정이 아닌 것 같은 거죠. 이 A라는 친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당한 처우를 받게 되어버린 겁니다. B라는 친구를 내가 그렇게 해주기 위해서는 A라는 친구에게도 똑같은 대우를 했어야 했어요. 정말 많이 반성을 했어요. 그게 회사 설립하고 얼마 안 됐을 때인데, 그 이후로 제가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정말 공정해야 한다, 대표가 공정하지 않으면 직원은 회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컴투스는 업계에서 스톡옵션을 가장 많이 주는 회사였어요. 당시 굉장한 자부심이기도 했고요. 해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엔 제가지분 100%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창업 초기 멤버들에게 스톡옵션 10% 무료로 지급했어요. 인센티브도 마찬가지고요. 모든걸 다 공개하고, 거기에 맞춰 인센티브 지급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영일 대표는 어떤 개발자인가요?

A: 개발도 기획도 모두 해 보았지만, 저는 기획자에 가까운 개발자인 것 같아요. 아직도 마인드는 약간 개발자 쪽에 더 가까워요. 개발자 분들이 이 방송을 많이 보실 것 같은데 '조금 더 폭넓은 생각을 많이 가져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자꾸 1+1=2, 2+2=4 이런 생각에 많이 사로잡혀 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얼마든지 있다는 걸 조금 이해하면서 해야 될 것 같아요. 저도 그걸 조심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를 좋아하는 개발자다! 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