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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530박우진칼럼] 지속 가능한 러닝 문화 함께 만들어 가기, 새로운 도시 문화의 시작

언론보도
2024. 09. 10
조회수
1,091

지난달 영국에서 템즈강을 끼고 러닝을 해보았다. 수많은 러너와 보행자들 그리고 자전거족들이 함께 엉켜서 또한 조화롭게 제갈길을 가는 모습을 보며 최근 러닝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는 우리나라의 러닝문화를 생각하게 되었다.

 

박우진 대표/사진제공=이랜서
박우진 대표/사진제공=이랜서
 

우리나라는 매주 열리는 국내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 신청이 폭주하면서, 이제 참가 신청 자체도 어려워질 정도다. 인기 있는 러닝 제품들은 오픈 런(Open Run)으로 인해 순식간에 매진되고, 고가에 리셀링되기도 한다. 이러한 러닝 인구의 급증은 그만큼 러닝이 대중적인 취미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은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에게서 나왔을 정도로 우리 국민에게는 달리기의 좋은 기질이 있는 듯하다. 또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은 손기정 선수 말고도 같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주자도 한국인 남승룡이다. 즉 금메달과 동메달 모두 우리 한민족이 획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우수한 자질을 가진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러닝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와 러너들에 대한 배려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인구의 5분의 1이 러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이 러닝을 즐기고 있지만, 일부 러너들에 대한 잘못을 전체 러너들에게 돌려 러너들을 호도하는 기사가 일간지에 나온다든지, 주요 러닝대회조차도 러너들이 달리는 구간이 확보되지 못하여 안전 우려가 생기는 점과 소규모 대회에서는 러너들이 달리고 있는 길을 자전거가 들어와서 충돌한다든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더 늦어지기 전에 이제는 관련문제들을 해결하고 좋은 러닝문화를 정착시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첫째 공공 러닝 인프라 확충에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도시 내에 안전하고 잘 관리된 러닝 코스를 지정해야 한다. 기존의 공원과 산책로를 활용하되, 러너 전용 구역을 설치하면 안전한 도시문화가 시작될 수 있다.

둘째 공식 대회에서는 러너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 매뉴얼을 도입하여, 러너들이 뛰는 확정된 공간은 자전거나 보행자가 들어올 수 없도록 관리하여 충돌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는 시민들에게 미리 대회시간과 코스를 꼼꼼하게 공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러너들은 러닝을 할 때 보행자를 보호하는 러닝원칙을 숙지하고 실천해야 한다. 길거리에는 러너뿐만 아니라 보행자들도 같이 있다는 명확한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원에서는 한 줄로 달리거나, 공원의 한가한 시간을 선택해 달리기를 진행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넷째 보행자들은 길을 걸을 때 다른 보행자와 러너들의 길을 막지 않는 배려보행이 필요하다. 상당히 많은 경우 공원의 산책길을 한가운데로 걸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즉 타인의 길을 막고 보행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 모두는 산책로나 공원에서 러너이기도 하고 때론 보행자이기도 하다. 보행자들도 공공재인 도로나 산책로, 공원 등에서 러너와 같이 사용한다는 활용 범위에 대한 열린 시선과 행동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섯째 러닝존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특정 시간대에 공원이나 산책로의 일부를 '러닝 존'으로 지정하여, 러너와 산책자가 서로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존은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선정하고, 현장에 러닝존 표시를 하면 편리할 것이다.

이러한 실천들은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든다. 러닝 문화는 세계 주요 도시문화 중의 하나가 되었다. 모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때, 러닝은 건강한 도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쓰는 성숙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도시를 위해, 러너와 비러너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러닝 문화를 꿈꾼다.

오늘의 티(tea)는 포트넘앤메이슨의 로열블렌드이다. 지난달에 영국 런던에 있으면서 즐겼던 차이다. 포트넘앤메이슨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지금부터 137년전인 1867년부터 영국왕실에 차를 납품해오고 있는 유명한 티회사이다. 그중에서 로열블렌드는 대표적인 홍차로서 1902년에 에드워드 7세를 위해 만들어진 차이다. 아쌈잎과 실론잎으로 블렌딩 된 차로 홍차 그 자체의 순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냥 홍차하면 생각나는 티이다. 나는 한모금 마시고 여기에 항상 우유를 부어 마신다. 맛도 부드러워져서 좋지만 찻잔에 홍차 얼룩이 지지 않도록 말이다. Would you like a cup of tea?

[T1530박우진칼럼]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IT인재 매칭 플랫폼인 ㈜이랜서의 박우진 대표가 오후 3시 30분 애프터눈 티 타임에 오늘의 차와 함께 IT 관련 트렌드, 일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25년차 프리랜서 전문가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칼럼 입니다.

박우진
㈜이랜서 대표이사/CEO, 프리랜서 전문가
고려대학교 공학석사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SEIT 수료
청와대 직속 '경제노동사회 위원회 위원' 활동
정통부장관상, 일자리창출 방통위원장상 수상


허남이 기자 (nyhe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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